한담객설閑談客說: 이별과 격리
보스톤코리아  2020-05-18, 11:07:18 
측근과 이격. 손철주의 책에서 내눈에 띄였던 말이다. 측근側近은 귀에 익었다. 이격離隔은 말이 생소하다. 명사처럼 읽히는데, 네이버에서 찾았다. 사이를 벌여 놓은 것이라 했다. 그러므로 측근과 이격은 ‘가깝거나 먼 사이’ 를 말하는 걸꺼라 추측만 한다. 하긴 최측근도 있다. 한결 더 가까운 사이라는 말이겠다. 말은 가까운데, 왠지 느낌은 음침하다. 

덩달아 떠올린 단어도 있다. 격리隔離. 수용收容이란 말과 더불어 요즈음 자주 나온다. 자가격리란 말도 자주 등장한다. 스스로 격리한다는 말일게다. 이격과 격리는 말의 앞뒤 순서만 바뀌었지 싶다.

이별과 별리別離 관계도 재미있다. 이 역시 같은 말인데 앞뒤를 바꿨다. 나한테는 별리가 더 서늘하다. 헤어짐이 언제나 가슴 짠하기 때문일게다. 어디 헤어지는데 이별 뿐이랴. 생각나는 것만도 여럿이다. 배별이요, 봉별이며, 작별이 있고, 고별이며, 송별과 석별도 있다. 

오래전 가수 딕훼밀리 리더 서성원씨가 돌아갔단다. 그가 불렀던 노래가 귀에 쟁쟁하다. 가사는 평이한데, 귀엔 익었다. 동요같이 흥얼거리며, 작별이며 석별이다.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다시 만나요
(오세원 작사작곡, 딕훼밀리 노래)

그림은 혜원 신윤복의 월하정인에서 다시 빌려왔다. 헤어지기 아쉬운 정인情人의 모습이다. 지금은 헤어져야 할 시간인데, 못내 아쉽기만 한거다. 바이러스건 뭐건 붙어있고 싶은 심사엔 막을 길이 없다.

헤어져야 하는게 어디 정인情人 사이뿐이랴. 분리分離도 있다. 수거를 붙인다면 분리수거가 된다. 달갑지 않은 냄새가 나는듯 싶어 코를 막는다. 이런건 절교라 할수도 있겠다. 부디 바라건대, 바이러스와는 이별을 넘어 절교 하길 원한다. 아니 박멸일 수도 있겠다. 다음에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 

한국에선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현現대통령 측근들이 대거 당선되었다 던가. 한편 문제 있는 측근들과는 늦지않게 작별하시라. 같은당 어느 시장이 못된 짓을 했다던데, 이별과 절연絶緣을 넘어 분리이며 격리가 옳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 놓았고 (이사야 59: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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