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3세 풍월주風月主 용춘공龍春公(12)
보스톤코리아  2020-02-17, 10:22:06 
진평왕의 장녀 천명공주가 부왕의 명으로 동생 선덕에게 차기 왕위를 양보하고 출궁하는 장면(삼국사기에는 선덕이 장녀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김용춘이 선덕의 사신으로 있다가 지아비가 된 내용과 자신을 이을 왕위는 공주였지만 성골의 아들을 얻으려고 처절한 노력을 한 진평왕의 내심, 즉 진지왕의 아들인 용춘과 용수를 종질녀인 선덕공주에게 차례로 사신이 되도록 한 장면들이 화랑세기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용춘공은) 호림공에게 풍월주의 지위를 물려주게 되자, 조정에 들어가 요직에 있었는데 대사大舍 이하에 재능이 있는 낭도를 많이 등용했다. 이로써 낭도로 등용된 자들이 또한 공을 심히 존중하여 모두 목숨을 바치기를 원했다.
선덕공주善德公主가 점점 자라자 용봉의 자태와 태양의 위용이 왕위를 이를만 했다(龍鳳之姿 天日之表 ). 그 때는 마야황후가 이미 죽었고 왕위를 이을 아들이 달리 없었다. 그러므로 진평대왕은 용춘공에게 관심을 두고 천명공주에게 그 지위를 양보하도록 권했다. 천명은 효심으로 순종했다. 이에 지위를 양보하고 출궁했다.

선덕은 용춘공이 능히 자기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사신私臣이 되기를 청했다. 진평대왕이 이에 공에게 공주의 뜻을 받들도록 명했다. 선덕은 총명하고 지혜로웠으며 감정이 풍부했다. 공이 감당하지 못할 것을 알고 굳이 사양했으나 어쩔 수 없이 받들게 되었는데 과연 자식이 없어 물러날 것을 청했다. 대왕은 용수공에게 모시도록 명했는데 또한 자식이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은 진평왕의 차비 승만황후의 왕자 출산으로 꺼져가는 성골의 왕위계승 가망성, 김춘추의 아버지 용수의 죽음과 비운의 공주인 진평왕의 딸 천화공주(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등장하지 않는데 화랑세기에는 아마도 장녀일 가능성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정식으로 남편 3명을 맞이 하고도 자식을 낳지 못한 선덕여왕이 나온다.

[그 때 승만황후僧滿皇后가 … 아들을 낳자, 선덕의 지위를 대신하고자 했는데 그 아들이 일찍 죽었다. 승만은 용춘공의 형제를 미워했다. 공은 이에 지방으로 나갔다. 고구려에 출정하여 큰 공을 세우게 되자 승진하여 각간角干에 봉해졌다. 용수전군이 죽기 전에 부인과 아들을 공에게 맡겼다. 그 아들은 곧 우리 태종황제이고, 부인은 천명공주이다. 처음에 용수공은 천화공주를 아내로 맞았는데, 천명공주를 아내로 맞게되자 천화공주를 용춘공에게 주었다. 아들을 낳았는데 일찍 죽었다. 곧 용춘공이 선덕공주를 모시게 되자 제帝가 천화공주를 백룡공白龍公에게 내려주었다. 선덕공주가 즉위하자 용춘공을 지아비로 삼았는데, 공은 자식이 없다는 이유로 스스로 물러날 것을 청했다. 군신群臣들이 이에 삼서의제를 논의하여, 흠반공欽飯公과 을제공乙祭公을 다음으로 하도록 했다.]

진평왕은 왕위를 이을 적통이 없어서 처음에는 진지왕의 아들인 용수를 천명과 혼인시켜 사위로 삼아서 왕위를 물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선덕이 자라면서 왕위를 이을 자질이 보여서 천명에게 그 위를 양보하고 출궁하도록 명했다. 그리고 선덕은 용춘을 사신으로 삼았고, 자식이 태어나지 않자 다시 용수를 사신으로 삼았지만 또한 자식이 없었다. 632년에 선덕이 왕위에 오르면서 다시 용춘을 지아비로 삼았다. 한편 용수가 죽으면서 부인 천명과 아들 김춘추를 용춘에게 맡겼다. 그래서 용춘은 선덕과의 사이에서 자식이 없자 물러나기를 계속 청했다. 이에 조정에서는 ‘삼서지제’ 를 정하여 흠반과 을제를 황서(황제의 남편)로 더하여 선덕을 모시도록 했다(삼국유사에는 음갈문왕으로 나오는데 그가 흠반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삼국사기에는 선덕왕 원년 2월에 을제가 국정을 총괄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 때 용춘이 물러난 것으로 본다). 남편 셋을 두고 후손을 이으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선덕은 자식이 없었다. 그리고 차기 왕위는 김춘추의 양보로 진덕에게로 이어졌다. 진덕여왕은 진평왕의 동생인 김국반의 딸 승만勝曼이다(진평왕의 제2비 승만僧滿황후 손씨와는 다른 인물이다). 그녀는 7척의 키에 풍만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남편에 대한 기록이 없고 물론 자식도 없었다. 결국 차기 왕위는 진지왕의 손자 김춘추에게로 갔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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