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심 장로의 풍성한 나눔과 축복
[보스톤칼럼 672]
보스톤코리아  2018-11-27, 10:52:10 
지난 11월 17일(토)에 노스 앤도버 소재 '다문화 교회(담임:김동섭 목사)'에서 <보스톤한미노인회>와 <상록회> 그리고 <국제선> 회원들을 중심으로 '보스톤한미노인회' 전 회장 유염심 님이 12월에 타주(플로리다)로 떠나게 되어 송별회를 마련했다. 48년이란 긴 세월 동안 이곳 보스턴을 중심으로 해 사시며 구석구석 이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다문화 교회의 시무 장로로 그리고 '국제선'에서 열악한 상황에서 씨앗을 뿌렸고 함께 일구며 귀한 열매를 맺고 지금도 뒤에서 여전히 디딤돌이 되고 버팀목이 되어 묵묵히 계신 것이다.


언제나 활달한 성격의 유영심 장로는 어른들께나 젊은이들에게나 편안한 존재로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며, 기분 좋은 에너지를 나눠주는 남다른 장점이 있다. 만나면 늘 새롭고 지루하지 않고 어떤 이야기를 나눠도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아 많은 이들로 하여금 칭송을 받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어찌나 젊어 보이는지 뒤에서 젊은 아가씨인 줄 알고 한번 놀라고 뒤돌아서면 칠십 고희를 넘긴 어르신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또 놀라는 것이다. 말씨도 곱지만, 몸짓에서 넘치는 맵시는 보고 또봐도 참 곱고 예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거듭하게 한다.


<보스톤한미노인회>와 <상록회> 노인들의 모임에서도 한국 전통춤과 북(난타)을 가르치고 댄스를 가르치고 정말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만큼의 그 '끼(기운)'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렇지만, 유 장로님과 얘기를 하다 보면 답을 이내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4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모태 신앙으로 태어난 철저히 질기고도 질긴 기독인인 까닭이다. 그 힘은 그 할아버지 할머니 그 아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로부터 받은 아니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아주 특별한 선물이라는 것이다.


어느 날 하루 아는 지인으로부터 유 장로님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어려서부터 기독교 집안의 교육자이신 아버지와 유치원 원장이셨던 어머니의 유복했던 집안의 장녀로 태어났다고 한다. 교육에 특별한 관심이 많았던 어머니로부터 큰딸은 더욱 귀염을 받았던 것은 유독 예능 쪽에 소질을 갖고 있었으며 어머니의 후원이 각별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자라며 청소년기에 들즈음 그 주체할 수 없는 예능(예술)의 끼(기운)를 부모님도 누르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예술가(노래와 춤)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이 계기가 20대 초반에 미국에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하나님의 이끄심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혼자 나름의 계획을 세우며 산다. 무엇인가 일을 해내고 나면 나의 계획이었다고 그렇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과 마주하고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이내 고백하고 마는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손길)이 없었더라면 해낼 수 없었던 일임을 깨닫고 무릎을 꿇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당신(내 하나님)의 이끄심이었다고 고백을 하는 것이다. 거의 반세기가 된 50년이 다 되는 48년 전 보스턴으로 유영심 장로를 이끄심은 지금 여기에서 훤히 보이는 것이다. 어린 그녀가 이 보스턴 땅에 발을 디딘 이유와 까닭을.


이날 유영심 장로는 <한미노인회>와 <상록회> 어른들께 헤어지는 서운한 마음을 달래고져 송별회라는 이름으로 점심을 대접한 것이다. 70여 명의 인원들이 모여 맛난 점심과 함께 <국제선> 회원들의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이야기를 글로 써서 함께 나누며 유영심 장로의 눈이 촉촉히 젖어들더니 이내 눈물을 훔치고 만다. 보는 이들도 함께 눈시울이 시큰거리는 시간이었다. 또한, <한미노인회> 회원들이 헤어짐의 마음을 달래고져 기타리스트(주종옥 권사>의 멋진 연주와 함께 화음을 맞춰 합창도 하고 개인 장기자랑의 노래를 부르고 들려주며 서로의 마음을 달랬다.


이곳을 떠나가시더라도 가끔 보스턴에 놀러 오시겠다고 하시니 감사한 말씀이다. 또한, 미국 미주리주 세인 루이스(St. Louis)에 '평화의 땅'이 있는데 이 지역의 사역에도 여전히 기도와 헌신을 아끼지 않으시리라 믿는다. 미국 각처에서 열악한 상황에 있는 집이 없거나 몸과 마음과 정신이 약해져 있는 한인 여성들을 돌보고 있는 곳이다. 처음에는 국제결혼 한 여성들을 돌보는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일반 한국 가정을 이루며 살던 여성들도 이곳에 와서 돌봄을 받기도 한단다. 철철 넘치는 '끼(기운)'의 주인공 유염심 장로의 풍성한 나눔과 축복에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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