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의 미래'를 위해...
신영의 세상 스케치 645회
보스톤코리아  2018-05-14, 10:29:51 
엊그제는 한 EBS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평등'이라는 단어를 그리고 '진정한 평등이란 무엇인가'하고 깊은 생각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다, 늘 익숙한 것이 편하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점점 줄어드는가 싶기도 하다. 누군가 그것이 나이 들어가는 이유라 말해도 변명하고 싶지 않은 것 또한 나이들어가는 까닭인가 싶다. 하지만 한국 방문 중인 내게 한국뉴스는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나의 의지처가 되었다. 국내외의 정치·경제 사회적 이슈는 끊이지 않는 속보로 연결되어 관심을 놓지 못하고 있으니 나는 결국 한국의 딸임을 또 깨닫는다.

한국의 헤드라인 뉴스에는 K항공사의 '갑질 논란'에 대한 이슈가 폭발 직전이다. 요즘처럼 SNS를 통해서 그대로 보이는 상황에서 어찌 피해갈 수 있겠으며 변명한들 누가 들어줄까. 두 딸도 모자라 그 자매의 어머니는 더욱 심한 갑질의 동영상이 그대로 보도되지 않았던가. 글쎄,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하며 살기에 그 그룹을 키워오기까지 그 누구보다도 어려움과 노력이 있었으리라 짐작이 간다. 그러하기에 어느 정도는 갑질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세상에서 최고라 여기며 살겠다 싶은 마음으로 이해하려 했다. 그런데 정도가 심하디심하다.

그래, 그렇다! 이런저런 '갑질 논란'의 일들을 보면서 '평등'이란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평등이란 또 무엇일까. 세상의 학식이 높은 사람이 부자가 되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힘센 사람이 위에 서는 세상은 아닐 거란 생각이다. 평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위해서는 평등 그 자체보다는 불평등을 고려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평등은 가치로서 사고 되지만, 불평등은 현실로서 눈에 보이기 때문이란다. 정말 그렇겠다는 생각을 거듭해 보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앞뒤를 살펴보니 너무도 불평등한 일들이 가득하다.

"평등한 자유는 모든 이에게 동일하므로 적은 자유에 대한 보상의 문제는 생겨나지 않는다. 그러나 자유의 가치는 빈곤이나 무지, 수단의 결여로 인해 모든 이에게 동일하지는 않다. 어떤 자는 보다 큰 권력과 부를 가지며 따라서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 더 큰 수단을 갖는다. 그러나 불운한 사회성원은 여러 제도를 통해 자유의 가치를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유의 가치를 보상하는 것을 불평등한 자유를 정당화하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불평등의 현실만을 지적하며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표면적 이유보다 개인마다 필요한 자유의 가치를 지킨다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평등이란, 똑같은 색깔과 모양이나 똑같은 높이나 무게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것은 똑같이 다루고, 똑같지 않은 것은 똑같지 않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평등하게 대우해야 하는 궁극적 근거는 인간의 특정한 물리적 속성이나 사회적 속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인간이 평등하게 갖고 있는 기본권에 있다. 예를 들어 골프코스의 남자와 여자의 티 박스 거리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높은 펜스가 있다고 했을 때 키 큰 사람만이 볼 수 있다면 불평등이라는 것이다. 그 펜스 높이를 내리던가 발 받침을 마련해 함께 볼 수 있어야 평등인 것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이상적 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그러나 경제적 불평등이 만연하고, 외국인에 대한 차별, 여성 혐오 범죄가 끊이지 않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평등'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평등이란 무엇인가』는 옥스퍼드 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스튜어트 화이트가 현대 영미 철학계에서 논의되는 평등 이론을 집대성한 책으로 법, 정치, 사회, 경제, 도덕적 평등에 관한 고찰로 시작되며, 이어서 민주주의, 능력주의, 운 평등주의, 평등과 인센티브, 평등과 차이, 평등의 미래라는 주제를 통해서 여러 관점을 가진 학자들의 논의를 살펴본다."

우리는 이제 평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볼 때가 되었다. 이렇게 사회적 이슈가 된 '갑질 논란'을 직접 목격하면서 계속 '갑질의 사슬'을 이어가도록 바라만 봐야 하는가. 슈튜어트 화이트의 글처럼 '평등이란 무엇인가' 우리 자신에게 물어볼 때가 되었다. 적어도 이처럼 어처구니 없이 '갑질'에 눌리고 휘둘리며 당하는 약자의 '숨통'은 열려야하지 않을까 싶다. 소수이거나 차별받는 집단에 속할 경우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여 차이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그 '평등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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