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즐거운 거래
보스톤코리아  2018-05-14, 10:28:37 
내 어머니 말이다. ‘흥, 밑지고 하는 장사라니?’ 어머니는 한마디 더 붙였다. ‘장사꾼들에게 손해보고 하는 장사라는건 모두 허풍!’  어머니는 한푼이라도 깍으려 하고, 장사꾼은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 할 적일때다. 한편,  어머니에게 외상이란 단어는 아예 없었다. 어머니가 지켰던 생활철칙이었다. 외상은 모두 빚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어머니는 신용카드가 편리하게 쓰이는걸 겪지 못했다. 

어느 한국 경제학자가 한 말이다. 가장 잘된 거래는 팔고자 하는 쪽과 사고자 하는쪽이 모두 찜찜해야 한다. 잘된 거래에서는 일방적인 이익과 완전한 손해는 없다는 말과 같다. 하긴 잘된 거래인가 미심쩍어 할 적도 있다. 시인도 돈 한두푼 때문에 화를 낼 적도 있다했다.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느냐 1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난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김수영,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중에서)

몇달 전일 게다.  보스톤코리아에 난 기사記事가 눈을 잡았다. 날으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 관한 기사였다. 이 회사는 내 일터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었다. 장난감 같은 비행자동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이런 저런 실험을 하는것도 이따금 봤다. 언제부터인가 건물 입구에 중국오성기가 성조기와 나란히 걸렸다. 회사가 중국에 팔렸다고 했다. 

오래전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세상에는 더이상 군사적 국경이란 없다. 국경대신 오직 경쟁과 거래만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국가개념이 희박해 질 적에 오직 경제논리로 모든 걸 풀어낸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윈윈게임이라는 말도 있다. 남과북의 문제에도 적용할 수있겠다. 양쪽 모두 윈윈하는 즐거운 거래가 가능할 것인가. 기대하건대, 아마 가능할 것이다. 남북한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도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회담에선 피차 한치도 손해보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게 정상頂上들이 해야하는 일일테니, 크게 뭐라 할 것도 없다. 하지만 부디 바라건대, 모든 회담당사국이 즐거웠으면 한다. 모두에게 윈윈게임이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즐거운 거래인게다. 

어찌 장사꾼들이 그것을 놓고 거래하겠으며 (욥기 41: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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