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국의 H-1B RFE 남발 비상사태 – (1)
송동호 로펌 법률 칼럼 - [이민법]
보스톤코리아  2017-10-23, 13:50:59 
올해의 H-1B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예상을 했던대로 올해 4월에도 예년과 같이 치열한 H-1B추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예년 같았으면  대부분의 케이스에 대해 10월 전에 결정을 내리고 소수의 케이스에 대해서만 추가자료요청("RFE", Request for Evidence)을 발급하여 대부분 정상적으로 10월 1일부터 H-1B로 일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10월 직전까지도 많은 케이스가 이민국에 보류중이더니 이민국은 결국 거의 모든 케이스에 RFE를 발급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10월 1일에 일을 시작하기는 커녕 RFE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추가자료요청은 이전에는 문제삼지 않았던 임금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년간 이민법을 하던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있어야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몇 편의 칼럼으로 나누어 현재 사태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RFE답변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을 분석합니다.

현재 저희 이민팀의 분석에 따르면 이민국은 전체 H-1B Cap 케이스들 중 약 83%이상의 케이스에 대해 RFE를 발급하였습니다. H-1B청원서는 이민국의 여러 센터들 중 버몬트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서비스 센터로 접수되고 네브라스카에서도 일부를 처리합니다. 앞에서 언급된 대부분의 RFE는 버몬트 서비스 센터에서 나온 것으로 전체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버몬트 서비스 센터는 뉴저지, 뉴욕, 디씨, 조지아, 버지니아 등 미국의 동부와 중남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는 외국인 컴퓨터 전문직을 대규모로 고용하고 있는 구글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와 같은 회사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들 회사들은 지속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이나 H-1B 축소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로비를 해 왔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생각해 볼 때 반발이 예상되는 캘리포니아 지역보다는 동부 쪽을 우선적으로 타겟으로 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듭니다.

이민국에서 발급한 RFE의 대부분은 H-1B 청원서에 있는 적정 임금(Prevailing Wage) 수준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증명을 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우선 적정 임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H-1B 카테고리를 처음 만들 때 의회와 법안 관계자들은 고학력의 외국인 인력이 미국에 들어와서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보다 낮은 임금으로 일하면서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일자리를 뺐지는 않을지 걱정을 하였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해당 지역에서 같은 일을 하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들의 임금 평균을 정하여 그 임금을 "적정 임금"이라고 칭하고 H-1B를 받는 외국인 노동자는 무조건 적정임금 이상을 지불받도록 규정한 것입니다.

H-1B 청원서를 제출할 때 변호사들은 적정임금이 맞는지에 대해 노동국의 확인 절차를 밟습니다. 그리고 노동국의 확인이 끝나면 이민국에 제출을 하기 때문에 이전 행정부의 이민국에서는 노동국에서 이미 확인한 적정임금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았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H-1B 수혜자들은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입니다.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 즉 Wage Level 1을 관례적으로 기준으로 삼아왔습니다. 더구나 서류에 적혀있는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 H-1B위반으로 연장 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민국 서류 상에는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가능한 낮은 임금을 적어 혹시라도 있을 임금 삭감에 대비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더 높은 연봉을 받거나 일을 시작하고 확실히 연봉이 인상될 것이 예상되더라도 대부분의 청원서에는 Wage Level 1을 적정임금으로 기입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하 이민국에서는 노동국에서 승인을 했더라도 노동국은 보직의 이름만 보고 결정을 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를 문제 삼기 시작하였습니다. 학사 이상의 학력이 필요한 소위 "전문직"에게 "Wage Level 1"은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하는 일이 Wage Level 1에 적합하다"고 이야기 하면 "하는 일 자체가 전문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하고 "하는 일이 전문직이다"라고 주장하면 "Wage Level 1이 적합하지 않다"라는 논리로 거절하여 뫼비우스 띠의 상황을 만들어 최대한 많은 H-1B 청원서에 대한 거절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민국의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하의 "Buy American and Hire American"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H-1B청원서가 거절된 외국인 노동자는 일하고자 했던 회사에 일을 할 수가 없게 되고 회사는 어쩔 수 없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를 고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년 H-1B 접수가 가능한 시점이 되더라도 이번 H-1B 경험으로 인해 외국인의 고용을 꺼리게 될 것입니다. H-1B가 거절되더라도 이민국은 회사에서 받은 접수비를 환불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는 변호사비용, 접수비용으로 이미 수천달러를 쓰고도 유능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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