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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607회
흙내 가득한 텃밭에서...
보스톤코리아  2017-08-07, 11:29:47   
이른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부엌 창문을 여는 버릇이 생겼다. 계절마다 만나는 자연에 누구보다도 민감한 탓일까. 때로는 즐거워 깔깔거리다 행복에 겨워 눈물이 고인다.
"아, 이 한 여자로 말미암아 곁에 있는 사람들은…."
"아, 얼마나 행복하고 때로는 얼마나 힘겨웠을까." 문득 곁에 함께 있는 짝꿍(남편)과 세 아이가 고맙다.
난생처음 텃밭에 오이를 키우니 혼자 행복에 겨워 촐랑거리며 혼자 누리기엔 아까워 남편을 불러 텃밭을 구경시켜 준다.
"자기야, 어제 오이를 다섯 개나 땄는데…."
"저기 봐, 오이가 또 저렇게 컸잖아!"

때로는 줘도 못 갖는 사람이 있다. 철마다 만나는 자연은 우리에게 주신(神)의 선물이다. 누리지 못하고 잊어버리고 잃어버리는 어리석음 탓일 뿐. 어제는 이른 아침 텃밭에 나가 흙내를 가득 들이마시며 행복에 겨워 들어올 줄도 모르고 풀을 뽑기 시작했다. 상추뿌리 곁에 있는 풀도 뽑고 들깨 나무 옆에 있는 풀도 휀스(Fence) 가까이에 오이를 심어 놓았기에 그 녀석들은 저절로 휀스를 타고 하늘을 향해 오르는 모습은 참으로 예쁘다.
"아, 생명에 대한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시간이다"
생명은 하늘과 땅을 이어 호흡하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호흡하고 있는 시간이 어찌 이리도 감사한지 그만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다 눈물이 고이고 만다.

요즘은 '컴'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져 꽃밭도 제대로 가꾸지 못하고 몇 년을 살고 있었다. 현대 물질문명이 주는 편리함과 잃어버리는 평안함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이다. 자연과 사람이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함께 어우러져 호흡하며 살아야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이다. 잘라내고, 밀어내고, 깎아내고, 부숴버리고 난 후의 모습은 앙상하고 삭막하고 슬픈 모습이다. 서로 상처주고 상처 받고 남은 것은 상흔 조각들뿐. 땅을 딛고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나무같은 우리. 가끔 나무를 만나면 사람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텃밭에서 만나는 요즘의 감사는 내게 충만한 기쁨이다. 세상의 욕심과 미움이 절로 놓이는 '텅 빈 충만'이다. 흙은 우리에게 깊은 명상의 시간을 마련해 준다. 땅에 가까이 앉아 있으면 흙내가 절로 내 온몸을 돌고 깊은 호흡은 마음의 평화를 주기에 미소는 절로 나온다.
"내가 기쁘니 남도 기쁘다" 라는 말이 절로 실감 난다. 내 마음이 편안하니 남편과 아이들에게 기쁨을 나눈다. 시간을 좇다 보면 내 시간이 여의치 않아 허덕인다. 시간이 나를 따라오도록 해야 마음의 평안함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 정해진 24시간의 하루는 어떤 의미일까. '얼마만큼의 차이를 만들까'하고 생각에 머물기도 한다.

그렇다, 모두가 시간의 길이가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이 누린 것만큼의 길이와 분량과 부피이다. 그것이 슬픔이든, 기쁨이든, 고통이든, 행복이든 간에 말이다. '생활 명상'은 잃어버렸던 나의 존재를 일깨워 준다. 매일의 삶을 살면서 어찌 좋은 일, 나쁜 일이 따로 있을까. 그저 내게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일일 뿐.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일이라면 나 자신이 받아들이고 감당해야 할 몫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이겨내는 일일 뿐. 어려운 고통도 지나면 깊은 감사와 기쁨으로 남는다.

나무가 자라려면 가지마다 마디를 남기듯 겨울의 혹한과 여름 뙤약볕의 마른 시간을 기다린 생명. 그 생명에 대한 감사와 기쁨과 환희가 바로 지혜이다. 땅을 딛고 걷다가 문득 발에 닿아 밟히는 돌멩이의 감촉 그리고 소리 없는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 깨우는 일. 햇살에 겨워 반짝이는 은빛 물결의 이파리는 행복이다. 이처럼 자연은 내게 큰 기쁨과 행복을 선물한다. 텃밭에서 만나 나누는 마음의 대화는 감사이고 축복이다. 흙내를 맡는 시간은 나를 잊을 만큼 자연과 하나가 된다. 하늘 향해 뻗은 오이 순을 보면 꿈과 희망을 만난다.
초록의 줄기마다 잎을 내고 마디마다 노란 꽃을 피우더니 꽃이 지고 꽃 진 자리에 새끼 손가락만 한 오이가 오른다.

"아, 신기하고 놀랍고 경이로운 이 생명의 신비로움!"
텃밭에서 이른 아침 매일 우리의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 누구도 알아들을 수 없는 텃밭의 친구들과의 대화다. 텃밭에 물을 주는 시간은 또 다른 행복을 가져다준다. 촉촉이 젖은 땅은 흙내를 더욱 짙게 선물하기 때문이다.
"아,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요?"
오늘에 주신 생명에 대한 감사이고 나의 고백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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