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경쟁 격화된 렉싱턴 고교의 시름
뉴욕 타임스, 아시안 학생 유입으로 경쟁 격화, 스트레스
학교측은 성적순위 발표 없애고 상담교사 늘리는 등 고심
보스톤코리아  2017-05-18, 21:27:12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매사추세츠 주내 최고 학군 1순위로 거론되는 렉싱턴 하이스쿨이 점차 심화되는 대입 입시 경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4월 초 <타운 학생들 스트레스 완화에 고심>이란 제목으로 렉싱턴 학군이 최근 겪고 있는 문제를 심층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월 사립학교에서 렉싱턴 하이로 전입했던 학생이 자살한 사건을 예로 들며 렉싱턴 학군이 자살까지 유도하는 학업 압박으로 시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렉싱턴은 물론 인근의 뉴튼 학군,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폴라 알토, 콜로라도 스프링스 등의 학군에서 최근 들어 이 같은 문제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렉싱턴의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나서 이 같은 문제를 대처하고자 2015년 현재의 교육감 매리 카작코우스키를 고용했다. 이후 초등학교에서는 호흡법, 뇌의 운용법, 그리고 스트레스 대처법을 배운다. 숙제도 줄였다.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학급순위 발표를 없앴고, 발레딕토리안이나 살루토토리안도 없앴다. 타운에서는 정기적으로 청소년 불안감에 대한 워크샵을 개최한다. 아이비리그에 입학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설득하는 대입 포럼을 열기도 한다. 그럼에도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2015년 전국건강조사에 따르면 렉싱턴 고교 95%의 학생이 교과과정에 대해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15%는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다. 특히 아시안 또는 아시안아메리칸 학생들이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 17%가 자살을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미국내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렉싱턴하이스쿨은 두마리 토끼를 잡는 패러독스에 빠져있다. 렉싱턴 하이는 지난해 10명이 하버드, 8명이 MIT에 진학했다. 스쿨 보드미팅과 온라인에서 링컨 센터에서 일하고 학술논문을 출판한 것을 칭찬한다. 수학, 로봇, 역사 전국경시대회에서 1,2위를 다툰다. 방과 후 도서관은 공부하거나, 실험실 보고서, 학기 페이퍼를 작성하는 학생들로 가득차 있다. 이들은 명문대 입시 한가지 목표를 위해 경진한다. 

점점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행복에 대한 갈망도 크다. 최근 렉싱턴에서 결성된 전국자살방지협회<힘의원천; Source of Strength>의 지회는 “행복의 한 부분이 되자”는 슬로건을 학교 입구에 붙여놓았다. 긍정심리학은 인기가 높은 과목이다. 이 과목에서는 웃음 요가와 편안한 호흡도 배운다. 학교측은 카운슬러와 소셜워커의 수를 늘렸다. 그러나 학군이 실력증진과 스트레스 완화라는 두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상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뉴욕 타임스는 렉싱턴의 경쟁심화가 2000년 이래 급증한 아시안 인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 11%에 불과했던 아시안 인구는 현재 전체 3만2천여명인구의 22%로 증가했다. 이는 케임브리지(15%), 뉴튼(13%)을 훨씬 초과한다. 전체 학생중 아시안 학생은 3명중 1명 꼴이 넘는다. 

이 신문에 따르면 렉싱턴 상점에서는 서울서 온 전자공학자, 베이징의 물리학자, 보스톤의 생물학자 들을 만나기 일수다. 이들은 하버드, MIT에서 교편을 잡고 있거나 잘나가는 제약회사나 테크 회사 임원들이다. 렉싱턴 거주 성인 절반 이상이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다. 이들의 상당수는 자녀들도 자신과 같은 성취를 이루길 원한다. 이처럼 렉싱턴의 엘리트들의 구성비율이 바뀌고 똑똑한 자녀들이 모여드는 곳에서 특별하기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숙제와 과외활동으로 인해 잠도 빼앗기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줄인다. 숙제는 여전히 고급 클래스인 경우 엄청나게 많다. 한 중국계 여학생은 새벽에 일어나 숙제하고 친구 생일파티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바이올린도 하고 합창단에 참가하고 학급에서는 임원으로 일하지만 순수한 열정이나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해 단 몇시간도 해본 적이 없다.

뉴욕 타임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렉싱턴 학생들은 자아격리의 부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렉싱턴에 거주하고 아들이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C 씨는 “아이가 중 1학년인데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때로는 숙제 때문에 새벽 1-2시까지 잠을 안자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미국 친구들과 어울릴 때와 한국 친구들과 어울릴 때 받는 스트레스가 다르다. 한국친구들과 어울리면 다니는 수학학원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C 씨는 아이가 렉싱턴하이에 진학하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렉싱턴 학군의 상담교사인 대만 출신 탕 씨는 아시안 학생들의 성공에 대한 스트레스는 이중문화에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 미국에 동화되지 않는 학부모일수록 자녀에 스트레스도 더 많이 가한다는 것이다. 

렉싱톤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한인 학부모는 최근 둘째 아들을 렉싱턴 하이에 진학시키지 않고 사립학교에 진학시켰다. 아들의 고교 진학을 앞두고 부부의 논의한 결과 렉싱턴 하이가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고 판단해 좀더 편안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사립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아시안들이 렉싱턴을 찾는 이유는 교육 때문이다. 그러나 렉싱턴은 그 입시교육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고교시절의 추억이 공부만이라면 너무 잔혹하다. 결국 두마리 토끼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은 부모에게 주어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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