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허영을 허許하라
보스톤코리아  2016-12-12, 13:15:05 
  예나 지금이나 여자나이 제대로 알아보는 남자는 드물다. 여자나이는 여자가 더 잘 알아본다. 화장化裝을 하니 그런가 그건 모르겠다. 하긴, 요새는 남자도 화장을 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한국화장품이 중국에선 인기가 대단하단다. 서울 강남 성형외과는 문전성시라고도 했다. 모두 예뻐지고 젊어 보이고 싶은 욕망이다. 내가 화장품에 대해 뭘 알겠냐만, 한동안 일제日製화장품이 인기였다고 들었다. 남자나이는 남자가 더 잘 알아 보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30년대 이선희란 여기자가 있다. 그의 글의 한토막안데, 도발적이다. 요사이 읽어도 옛적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그녀는 구멍난 버선을 버젓이 신고 다녔단다. 

‘ 젊은 여인의 허영은 한 개의 죄 없는 예술이다. 그 사람을 마음껏 살찌게 하고 빛나게 하려는 아름다운 욕망이다. 봄바람과 같이 가볍고 오색의 무지개와 같이 찬란한 희망이다. 세상에 점잖다는 선생님들 멋도 모르고 함부로 꾸짖지 마소. 나는 이 허영을 분수없이 넘치게 타고난 가여운 딸이다. 괴로운 존재다.’ (조선일보, 5-20-2014)

  사치와 허영은 사촌간 인듯 싶다. 최순실이란 중년여인이 신고 입었던 구두와 신발이 명품이라 했다. 신문에서 본 기사의 한 대목이다. "명품이란 건 허영과 사치심을 먹고 사는데 최순실이 설사 명품을 휘감았던들 고급스럽기는커녕 초라한 졸부 행색"이라고 했다. 명품은 명품인데 오히려 초라하다 했다. 

요새 이름을 떨치는 차모라는 남자도 문화부장관을 하고픈 욕심이 있었단다. 역사는 돌고 도는 건가? 한국 50년대 말, 자유당 정부시절이다. 임모라는 정치깡패 중간보스가 있었다. 연예계는 그의 손아귀에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그가 장관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 기가 찬다. ‘장관이 별것이냐. 도장만 꾹꾹 찍으면 그만이다.’ 장관자리가 예나 지금이나 별것아닌건가? 아무렴, 그의 욕심이 지나치다. 

   문정희 시인의 시중 한 구절이다. 다 놓고  싶은 편안한 중년시인에게 오히려 편안하다. 그렇게 읽힌다. 놓고 싶다는 말일게다. 

어떻게 하지? 나 그만 부자가 되고 말았네
나 성공하고 말았네
이제 시만 폐업하면 불행 끝
시 대신 진주목걸이 하나만 사서 걸면 오케이
시 파산 선고
(문정희, 성공시대)

   "마틸드! 내건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 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모파상의 소설 ‘목걸이’ 마지막 구절이다.

가짜란 말이 통렬한데, 젊은 여인에게 허영만 죄없는 예술은 아니지 싶다. 중년여인은 허영부릴 수 없다는 말인가? 중년여인의 팽팽한 피부욕심을 허許하라. 어차피 가짜일텐데, 무슨 상관이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빌립보서 2:3)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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