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린 전 노인회장 29일 숙환으로 별세
보스톤코리아  2015-09-30, 23:04:22 
지난 2011년 보스톤코리아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당시 고 백린 전 회장의 모습
지난 2011년 보스톤코리아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당시 고 백린 전 회장의 모습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보스톤 한인 이민 1세대 대표적 지도자였던 백린 전 노인회장이 9월 30일 새벽 4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 백린 전 회장의 웨이크는 10월 2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브루클라인 소재 보스톤 한인교회(32 Harvard St.)에서 열린다. 7시에는 입관예배가 시작된다. 장례식은 10월 3일 토요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하관 예배는 12시 장지인 자메이카 플레인 소재 포레스트 힐 묘지(95 Forest Hills Ave)에서 열린다.  

백린 전 회장은 지난 5월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2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 받았다. 이후 자신의 지인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는 등 임종을 차분히 준비해 왔다. 

정신적으로 매우 밀접한 지기였던 신영각 본지 칼럼니스트는 “본인이 이미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평상 생활을 이어갔다. 2주전에는 (이영길) 목사님을 모시고 송별예배를 봤다. 그에 앞서 지인들과 점심까지 해가며 마지막을 섬세하게 계획적으로 준비했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을 계속 격려 해줬다”고 백린 전 회장을 회고했다.  
 
백린 전 회장은 연대 도서관 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도서관 최초의 사서관,사서과장을 역임했다. 특히 한국 전쟁 당시 서울대 도서관의 국보였던 이조실록을 부산으로 옮겨가 정리하고 3년간 보관했다가 다시 서울대로 옮겨왔다. 규장각 도서의 목록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난 1973년 하버드 옌칭 도서관 사서로 초청받아 미국에 건너왔다. 규장각 도서를 비롯한 고활자 도서를 목록을 만들어 그 가치를 몰라 외면받던 한국도서를 옌칭의 중요 도서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그의 일은 하버드의 한국학 연구소가 있기 까지 한국과 미국 사이의 학술적인 관계에 다리를 놓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한 때 한국으로 건너가 단국대에서 역사학을 교수했었다. 

한인사회에서 백 전회장의 발자취도 미국 속에 한인들의 정체성 형성으로 이어졌다. 1978년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교장을 맡아 1985년까지 8년간에 걸쳐 2세들의 한글 및 한국 역사 교육에 힘을 쏟았다. 

당시는 한인 이민자들의 상당수가 자녀들은 반드시 미국에서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한국어의 필요성을 백안시 하던 때였다. 한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국학교 교육은 가시밭 길이었다. 백린 전 회장은 한국학교 운영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재정적인 궁핍이었다고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교지에서 밝혔다. 교장 재임시절 한국학교를 무려 3번이나 옮겨야 했다. 결국 모기관이었던 한인회의 폐지 주장에 따라 성요한 교회에 한국학교를 인수인계하는 아픔을 겪었다. 

백 전 회장은 또 한미 노인회 2대 회장을 맡아 노인회의 부흥을 이끌었으며 별세한 박경민 박사를 노인대학장으로 노인대학을 만들어 많은 호응을 받았다. 노인회장직을 그만 둔 후 노인회는 노인대학 문제로 내홍을 겪어 상당한 위축을 맛봐야 했다. 

백린 전 회장은 보스톤 역사문제 연구소 소장으로서 이민 백주년사를 작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후에도 여러 역사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난 2006년부터는 보스톤 코리아 칼럼니스트로서 <주원장은 고려인이었다>는 칼럼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꾸준히 역사 관련 칼럼을 연재해 왔다. 이 칼럼으로 한국 역사에 관한 새로운 사실과 관점을 제시했었다. “꼭 쓰고 싶었던 칼럼은 위안부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쉽다”고 고 백 전 회장은 지난 5월 자택 인터뷰에서 밝혔다. 

5월 인터뷰에서 그는 “왜 이민을 했는지 자신을 잘 알고 능력이 모자라도 거짓말 하지말고 열심히 살라”고 말하고 “이민 사회이니 한인들끼리 서로 사랑하라”고 조언했다. 

브루클라인 소재 보스톤 한인교회 장로로서 오랫동안 봉직했다. 매해 신년 예배 때는 그해의 12지 상징 동물 그리고 역사적 의미를 구수한 말로 풀었다. 새해가 백린 장로의 덕담으로 시작됐던 것이다. 이제 그의 새해 덕담은 보스톤 한인교회 역사로만 남게 됐다. 

미망인 최선경 권사와의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다. 장례와 관련한 문의는 617-244-6383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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