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13 회
보스톤코리아  2015-09-14, 12:24:31 
몇 달 전(6개월)부터 준비한 페루 여행길이었다. 여행은 언제나처럼 설렘과 두려움 사이 기분 좋은 짜릿함을 선물해 주어 좋다. 편안하고 익숙한 곳으로부터의 출발 낯선 곳으로 향하는 떠남은 늘 내게 신선함으로 있어 좋다. 그렇다, 삶은 사람은 주어진 환경이 모두 같을 수 없고 같다고 하더라도 모두 같은 곳을 향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아이가 모두 대학을 입학하고부터 내 가슴에서 꿈틀거리는 새로운 곳으로의 출발(여행)을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세 아이가 어려서는 마음의 준비를 했고 때를 기다렸다가 그 준비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해 엊그제는 페루에 다녀왔다.

한 5년 전 산행을 시작하며 가깝게 지내는 지인(언니)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서로의 삶의 여건이 비슷하고 삶의 가치관이 비슷해 생각을 나눌 수 있어 편안한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1년에 한 번씩 여행을 함께하자는 약속과 함께 우리는 벌써 세 곳을 함께 다녀왔다. 2012년에는 Las Vegas의 Grand Canyon 돌아 캘리포니아의 Death Valley를 함께 다녀왔다. 화씨 110°F(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운 열기 속 Death Valley(죽음의 계곡)에서의 멋진 추억을 담아온 것이다. 그리고 2013년에는 Yosemite의 Half Dome(8836 ft)을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12시간의 산행을 다녀왔다.

그렇게 시작했던 여행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들도 더러 있지만, 늘 산행을 하며 지냈던 그 말 없는 후원으로 서로를 보듬어 주고 감싸주며 좋은 친구로 있는 것이다. 이번 여행도 여느 여행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한 성품의 언니와 함께 씩씩하시고 활달하신 우리 둘보다는 연세가 있으신 어른과 함께 셋이서 움직이게 되었다. 어찌나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던지 젊은 우리 둘보다 더욱 활동적이시고 적극적이어서 이번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이 참으로 많았다. 국내외 여행을 여러 곳 많이 다니셨던 경험으로 우리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셨고 삶의 경험을 나눠주셔서 큰 공부가 되었다.

우리는 여행의 목적지인 페루의 일기가 아주 중요했다. 이번 여행은 미국인 12명과 한국인 3명 그리고 페루인 가이드 1명이 함께해 16명이 함께 움직이게 된 여행이었다. 미국 보스턴 날씨는 8월 한여름인데 그곳의 날씨는 겨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8월 중순부터 시작해 11박 12일의 여행 일정을 정하고 보스턴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보스턴을 출발해 2시간 30여 분이 되어 아틀란타에 도착했다. 그리고 얼마를 기다렸다가 아틀란타에서 페루의 리마 공항에 도착해 미국인들과 함께했다. Peru의 'Lima'에서 하룻밤을 묵고 우리 모두는 Peru의 'Cusco'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페루 여행 계획을 세워놓고 제일 걱정이 이는 것은 다름 아닌 '고산증'이 염려되었다. Peru 여행을 떠올리면 'Machu Picchu'를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고산증으로 혹여 '마추피추'에 오르지 못하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서 더욱이 그랬다. 우리는 페루의 '쿠스코' 공항에 도착하기 전부터 페루인 가이드로부터 상세한 여행 지침을 듣고 그의 말에 따랐다. 왜냐하면 페루의 '쿠스코'의 고도가 약 12,000 ft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것은 페루의 '마추피추'보다도 '쿠스코'의 고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페루인 가이드의 말에 따라 물과 '코카 티'를 많이 마셨다.

그렇게 도착해 미국인 12명과 한국인 3명 그리고 페루인 가이드 1명이 함께 움직이며 한 이틀은 별 탈없이 잘 지내며 여행을 하였다. 그런데 한 4일째 되는 날부터는 한둘 아픈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론 음식이 맞지 않아 탈이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고산증의 작은 증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그래도 하루 정도 아파서 호텔에서 쉬면 다른 여행자들이 돌아올 저녁쯤에는 함께 합석하여 저녁 식사를 하며 그 다음날에는 함께 움직이곤 했다. 이렇게 11박 12일을 미국인들과 함께 움직이며 여행하기는 처음이어서 조금은 부담스러움도 있었지만, 며칠 보내니 편안한 분들도 만나게 되어 좋았다.

우리는 여행 중 페루의 '마추피추'를 오르기 위해 버스를 타고 고갯길을 한참을 올라서야 닿을 수 있었다. 참으로 아름답고 웅장한 멋진 장관의 모습은 말이 아니어도 그 깊은 산 속의 기운이 절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루는 여행자 모두가 '신비로운 마추피추'를 돌며 가이드의 설명도 듣고 사진도 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마추피추' 정상에 오르는 일이 남았다. 그런데 그곳을 올라보고 싶은 여행자들은 많았지만, 결국 우리 한국 여인 3명만이 '마추피추' 정상을 다녀오게 되었다. 그렇게 페루에서 씩씩하고 멋진 '세 한국인'을 만나고 돌아왔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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