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빌, '우울한 파티'(Pity Party) 연다
보스톤코리아  2015-09-03, 21:57:30 
작년 베벌리에서 열린 '지상에서 가장 슬픈 퍼레이드' 모습
작년 베벌리에서 열린 '지상에서 가장 슬픈 퍼레이드' 모습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태정 기자 ­= 생동감 넘치는 다섯 가지 감정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로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다섯 가지 캐릭터로 표현된 인간의 감정들 모두 존재의 의미와 이유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더욱 호평을 받았다.    

행복한 삶에 ‘기쁨’만큼이나 꼭 필요한 ‘슬픔’, 새드니스(Sadness)가 주인공인 파티가 열린다. 서머빌 아트 위원회에서는 오는 9월 17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서머빌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우울한 파티’를 계획 중이다. 

사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성취 지향적이고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긍정적인 감정만 강요하는 경향이 생겼다. 그에 반해 슬픔, 분노, 짜증, 소심한 감정들은 숨겨야 하는 것, 혹은 참아야 하는 것으로 여기곤 한다. 

행사 추진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그레그 쿡(Greg Cook)씨는 “기분이 왠지 우울하고 슬픈 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 혼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슬픈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면서 감정을 삭히곤 한다” 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에 슬픈 감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픈 감정을 다른 사람과 함께 느끼고 표현해야 오히려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는다”며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레그 쿡씨는 실제로 작년 베벌리(Beverly)의 ‘지상에서 가장 슬픈 퍼레이드’(The Saddest Parade on Earth)를 기획하기도 했다. 

이번 우울한 파티에서는 음악 밴드를 비롯하여, 슬픔을 표현하는 눈물이나 표정을 그려줄   페이스 페인터(Facepainter), 슬픔이라는 주제를 하나의 무대로 꾸며낼 뮤지컬 배우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이벤트는 슬픔이나 우울의 감정을 유머러스 하게 표현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진지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여 행사의 기획의도를 살렸다.         
‘절대 슬퍼해서는 안돼’라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마음껏 슬퍼하는 일을 겁내지 않는다면 오히려 행복한 삶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가 서머빌의 연중 이벤트로 잘 자리잡게 되길 기대해 본다.

htj@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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