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484회
보스톤코리아  2015-02-10, 12:24:02 
'2015 산악회 신년 모임(01/17/2015)'이 있었다. 새해를 맞아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함께 마주앉아 담소도 나누고 새해를 맞아 새로운 한해에 대한 계획과 다짐 등을 나누는 시간이다. 모두가 바쁘게 살다 보니 한 달에 두 번 있는 산행 외에는 자주 만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잔연과 더불어 함께 호흡하며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번 신년회 모임은 아주 특별한 날이 되었다. 그것은 많은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초대회장인 김상호 회장이 제2대 회장인 현정원 회장에게 임기를 이임하는 날이며 새로운 여성 회장이 탄생하고 취임하는 날이기도 했다. 

보스톤산악회가 2008년도에 처음 출발을 했다고 한다. 처음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모여 시작되어 초대회장을 선출하고 그 모임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수고와 안전산행을 위해 마음을 졸였을까. 그렇게 시작된 보산회(보스톤산악회)가 2015년을 맞아 7년째를 맞이하는 것이다. 물론 회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처음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초대회장이 연임하게 되어 6년이라는 세월을 보산회와 함께 혼신을 다해 이끌고 있었다. 어쩌면 다른 산우에게 이임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떠나지도 못하고 묶여 있었는지도 모른다.

처음 산악회를 찾은 것이 2011년 5월 '봄꽃산행'이었으니 나 역시도 산악회와 인연이 닿은 지 만 4년이 되고 5년째를 맞는 것이다.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 2015년 새해 보스톤산악회 신년회 날에 초대회장과 새로운 제2대 회장의 이임식에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난다. 처음 산악회를 시작하고 이끌며 쉽지 않았을 일들이 4년을 산악회에 회원이 되어 내 눈으로 보고 겪으며 회장의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 자리였을까 싶다. 산우들을 이끌고 함께 산을 오르내리는 내내 가슴 졸이며 안전한 산행을 위해 산우들을 챙겼던 초대회장의 모습은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산사람이었다.

6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 단체를 이끌며 아무런 탈 없이 지금의 자리인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어찌 혼자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그 곁에는 더불어 함께 오르내린 산우들이 있었고 말없이 내조를 아끼지 않았던 아내가 있어 가능했으리라. 해마다 두 차례씩 '봄꽃산행'과 '단풍산행'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많은 산우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썼던 수고의 손길이 되어 많은 이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 세상에 수고 없이 얻어지는 것이 그 하나나 있겠는가 말이다.

그 어느 단체 모임의 회장들보다 보스턴산악회 회장이라는 자리가 때로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그것은 몸으로 마음으로 쉼 없이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수행과 같은 길인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계절마다 쉬운 산행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의 안전은 혼자만의 몫이 아니기에 모두가 그 안전을 위해 의무와 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 안전산행을 위해 산악회를 이끄는 회장은 밤잠을 못 자고 설치며 그렇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보스턴산악회 회장이 자랑스럽고 아름답다.

2015년 신년회를 시작으로 제2대 회장이 새로운 보스톤산악회의 출발을 선언했다. 시대의 흐름을 맞춰 흘러가는 것일까. 보스톤산악회 제2대 회장의 자리에 여성이 회장이 되었다. 회장의 새로운 각오와 당찬 결심이 곁의 산우들에게 힘찬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그동안 산을 오르내리며 보았던 그분의 열심과 열정이 내 가슴마저도 출렁이게 한다. 그래, 무엇이든 흘러야 한다. 새로운 변화에 발맞춰 걸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정의 주부로서 한 남자의 아내와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보스턴산악회 회장으로서 충분히 그 몫을 담당하리라 믿는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나누는 마음은 아주 특별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어느 모임에서도 감히 느끼지 못하는 '말 없음의 소통'이랄까. 요즘처럼 서로 각박하고 나눔이 그리운 현대 사회에서 '산'이라는 그 하나를 두고 나눔이 시작되는 것이다. 산을 좋아한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그런 나눔인 것이다. 산이 좋아 산을 오르고 그렇게 오르다 보니 곁에 사람이 있어 더욱 정겨운 것이 아닐까 싶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오르는 산사람들이 편안해 좋다. 이제,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신임 회장의 활기찬 발걸음을 따라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힘차게 올라보는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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