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질서 이름아래 흑백차별장치 곳곳에
보스톤코리아  2014-12-15, 14:15:44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아프리카 노예에서 출발한 흑인사회가 버락 오바마를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배출하는 역사를 만들었지만, 피부색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양분화 현상은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없다. 미국사회의 뿌리깊은 시스템적인 차별 장치들 때문이다. 

대배심 제도
미국사회의 차별 장치를 살펴보면 먼저 대배심제도이다. 배심원들을 선별해 기소권을 갖게 하는 대배심은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하고 배심원 구성에 늘 백인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흑백 인종과 관련된 대배심에서는 예외없이 불공평한 판정을 내리게 된다.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29)은 비무장한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을 총격에 무참히 살해했다. 편의점에 들렀다가 귀갓길에 변을 당한 마틴은 후드 차림이었고, 소지품은 '스키틀스'(캔디류)와 '애리조나 아이스티'(홍차 음료)가 전부였다. 당시 배심원단은 백인이 5명, 히스패닉이 1명이었으며 흑인은 한명도 없었다. 

오히려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불기소 결정에서도 대배심의 백인이 9명 흑인은 3명 뿐이었다. 

흑인들의 참정권 제한 
로스앤젤레스(LA)에서 흑인폭동 사태가 발생한 지 22년이 지났음에도 이처럼 미국이 인종차별이라는 고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 흑백 간의 불신이 뿌리깊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연방 흑인의원 모임에서 퍼거슨 사건을 언급하며 " 경찰과 흑인집단 간에 '불신의 심연'(gulf of mistrust)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흑백 간의 불신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남북전쟁을 거치며 흑인들이 노예에서 해방됐지만 이를 계기로 지독한 상실감에 빠진 백인사회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은밀한 노력에 빠져들었다. 

흑인의 참정권을 허용하면서도 그들의 영향력을 제한하려 선거구를 마음대로 조정했고, 흑인의 주요 소득원인 정부 부문 일자리는 계속 줄여나갔다.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이 없이는 투표를 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한 것도 흑인사회를 견제하려는 백인사회의 '꼼수'로 지목된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에 따르면 흑인의 25%는 정부가 발급한 포토 ID가 없다. 따라서 이 같은 법률 개정안으로 총 600만명의 흑인이 헌법이 보장한 투표권조차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불만이 있을 때 거리로 나서는 흑인사회와 달리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 등 국가기관을 두루 장악한 백인사회는 아주 은밀하게 자신들의 이권을 강화했고 따라서 특별한 주목을 받지도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흑백 간의 빈부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브랜다이스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대공황 이전에 흑인에 비해 평균 4배가 많았던 백인의 재산이 2010년에는 6배로 격차가 벌어졌다. 

경찰에 백인 압도적, 총기 사용권한도 인정 
남부 지역에서는 흑인들을 사실상 '위험인물'로 규정하고 백인 위주로 구성된 경찰에 무제한의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들이 양산됐다.

총기 사용에 관한 권한을 폭넓게 인정한 플로리다 주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은 정당방위를 넘어선 과잉방위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자주 받는다. 

경찰은 지머먼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44일간 체포조차 하지 않으면서 전국적으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백인사회는 늘 '법과 질서'를 내세우면서 장기간에 걸쳐 흑인의 주류사회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교묘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퍼거슨과 여기에서 누적된 모순이 다시 한번 표출된 결과다. 

언론의 흑인에 대한 인식 편향 
백인들은 대부분 흑인들이 잘못하면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기질 탓으로 돌리고 백인들이 잘못하는 경우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상황 탓으로 돌리는 인식을 갖고 있다 

미언론도 이같은 인식의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늘 흑인이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당하면 흑인이 마리화나를 했다는 등 과거 범죄 경력이 있다는 등의 기사를 내보낸다. 이번 퍼거슨 사태에서도 마이클 브라운이 대마초를 피웠다, 강도 행위를 했다는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뉴욕타임즈도 이 같은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경찰관에 개인의 문제에 대해서 보도한 언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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