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448 회
보스톤코리아  2014-05-19, 11:37:09 
"엄마, LA 갈비를 만들어다 주세요."
"갑자기 무슨 LA 갈비를?"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우리 집 막내 녀석이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부탁하는 전화 내용이다. 엊그제(05/11/2014)는 업스테잇 뉴욕에 자리한 Syracuse University에 재학 중이던 녀석의 졸업식이 있어 다녀왔다. 이 녀석의 졸업식이 다른 날도 아니고 Mother's Day와 겹친 일요일 아침 9시에 있었다. 보스턴에서 자동차로 출발하면 빠른 운전으로 가도 업스테잇 뉴욕까지는 5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이다. 한국에서 할머니(시어머님)께서 손주 녀석의 졸업식을 보시려고 오셨기에 아무래도 이른 아침은 무리일 듯싶어 미리 숙소를 정하고 토요일 오후에 출발했다.

녀석이 부탁했던 LA 갈비는 졸업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모여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파티를 준비하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녀석은 대학 입학 후 1학년부터 4년 내내 뉴저지에서 온 한국 녀석과 룸메이트가 되어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4년을 함께 생활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두 녀석에게 부모로서 칭찬해주고 싶은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물론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기는 하지만, 한국 부모님 아래서 자라서 더욱 친근감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됐든 일곱여 명의 녀석들이 가깝게 지내며 대학 생활을 즐겁게 해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우리 집 막내 녀석은 하이 스쿨 때에도 주이시(유태인) 친구들이 퍽 많은 편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더욱이 가깝게 지내던 한국 녀석 한 명과 두 녀석은 여전히 주이시 녀석들이었다. 지난 봄 방학 때에도 2주 동안을 친구 녀석 셋과 함께 넷이서 멕시코로 여행을 다녀와서 어찌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 연년생인 삼 남매 중 막내 녀석이라 자유분방한 성격에 때로는 걱정이 없고 거침이 없는 편이다. 물론, 환경적인 부분이 녀석의 성격에 좌우되기도 했겠지만, 그 부분만큼은 세 아이 중 엄마의 성격을 제일 많이 닮은 녀석이기도 하다.

"시라큐스 대학(Syracuse University)의 모태는 1982년 감리주의 교회(Methodist Episcopal church)에 의해 설림됩 오늘날 Genessee College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모태는 Genessee college일지라도 학교 설립은 1870 년에 뉴욕주 시라큐스 도시에 사립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설립된 대학이다. 시라큐스 대학이라면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오렌지 맨". "캐리어 돔(미 최초 대학 실내 운동장)", 우수한 스포츠팀을 가진 대학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건축학, 비지니스, 행정학, 신문 방송학, 그리고,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으로 더 유명한 대학이다."

이 녀석의 전공은 History and political science이다. 처음 입학하면서는 무엇을 공부해야할지 정하지 못하고 시작했던 녀석이다. 지금도 4년 동안 공부를 했지만, 제 앞으로 갈 길에 대해 정해진 것은 확실하지 않은 듯싶다. 우리 집 큰 녀석은 어려서부터 하고자 했던 공부에 목표를 두었으나 막내 녀석은 대학을 졸업해서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가 싶다. 본인 자신도 서두르지 않고 부모 역시도 보채지 않는 마음으로 천천히 생각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막내 녀석이라 이렇듯 무엇이든 여유롭게 기다려주는 부모의 마음도 녀석에게는 Benefit이기도 하다.

연년생인 세 아이는 자라며 부모와 함께이지 않더라도 자기들끼리 공부이든 사는 얘기이든 의논을 잘하는 편이다. 하루는 엄마에게 자기들끼리 나눴던 얘기를 해준다. 한 살 터울의 형인 큰 녀석이 한 살 아래인 동생의 진로를 놓고 누나와 함께 셋이서 의논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정을 내린 것이 요즘처럼 대학을 졸업해도 Job(직장)을 얻기가 힘든 때이니만큼 대학 4년 내내 여름방학이면 일을 했던 Summer Camp Counselor로 일단 Job을 정해 1년 정도 일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아빠에게 상의하고 결정을 하게 되었다.

이렇듯 대학을 졸업하는 막내 녀석에게 축하를 채 전해주기도 전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무심할 수 없음이 또한 삶이고 현실인 까닭이다. 큰 녀석은 지난해 5월 대학 졸업 후 곧장 9월에 대학원(School of Law)에 입학했고 딸아이도 2년 전에 졸업해 학교에서 일하다가 이번 9월에 대학원(Education)에 입학하게 되었다. 막내 녀석도 1년 정도 일을 하면서 앞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고 싶다고 한다. 한 10년 동안 연년생인 세 아이를 대학에 보내놓고 허덕이며 지냈던 시간 속에 남편과 세 아이에게 고맙고 지켜주신 손길에 감사의 마음 가득하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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