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401 회
보스톤코리아  2013-06-10, 17:28:58 
산을  오르기 시작하며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가벼운 몸'에 대한 바람이 간절해졌다. 조금만 지금보다 아주 조금만 몸이 가벼웠더라면 산을 오르기에 많이 쉬웠을 텐데 그렇게 마음으로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무슨 일이든 마음에 간절함이 있으면  변하게 된다. 이렇듯 산은 내게 늘 가르침으로 있다. 변화를 꿈꾸게 하고 변화를 실행하도록 말없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준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며 내 삶의 변화라면 무엇이든 끝까지 해보려는 지구력이 생긴 것이다. 산은 언제나 내게 말 없는 친구이고 인생의 동행자이며 보고 싶어 간절한 그런 사랑하는 연인이며 내 인생의 스승이다.

산을 오를 때마다 마음으로 생각한다. 10파운드만 가벼웠더라면 하고 말이다. 우리 부부는 음식을 즐기는 편이라 남편이 쉬는 날에 어디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면 마다치 않고 남편의 말에 화색이 돌고 행복해지는 얼굴로 사양하지 않으니 어쩌랴! 가깝게 지내는 남편 친구들이 골프를 마치고 가끔 우리 집에 오는 편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술이야 기본이 아니던가. 그렇게 우리 집에 들른 남편 친구들에게 주섬주섬 안주거리를 챙기며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까? 하지만 요즘은 마음의 목표를 세웠으니 와인 두 잔 정도로 정량을 만들려 애쓰는 중이다.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이순((耳順)에 가까운 인생 중반의 나이에 있는 남편 친구들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맡겨진 삶의 터전에서 열심과 성실로 일하고 친구들과 모이면 술 한두 잔 기울이며 인생을 얘기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남편 친구들은 삶의 색깔과 모양과 소리가 퍽 다양한 편이다. 미국에 이민온 지 40년이 넘은 이들이 몇 있고 미국애 유학을 와 학위를 받은 후 직장에 다니는 이들이 한 둘 있고 그리고 자영업하는 친구들이 몇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삶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다.

요즘은 금요일 저녁에는 약속을 피하는 편이다. 금요일 저녁의 맛난 음식과 그에 따른 술 한두 잔의 즐거운 시간은 그 다음 날 산을 오르는데 몸과 정신이 개운치 않아 많이 힘듦을 몸소 느껴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을 오르기 시작하며 요즘은 먹는 음식의 양과 함께 가깝게 지내는 남편의 친구들과 모이면 즐기던 술의 양도 많이 줄이고 있다. 사람에 따라 삶의 가치와 방식이 다른 것처럼 인생에 있어 그 무엇이 정답이라고 꼬집어 말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그 어떤 일일지라도 본인이 선택하고 결정하고 그에 따른 결과에 만족하면 그만인 것이 아닐까 싶다.

음식의 양과 술의 양을 줄이려는 마음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산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오르기 위해서다. 두 번째 이유는 건강을 생각할 나이기에 건강을 위해서다. 세 번째 이유는 살을 빼고 싶고 건강 미인이 되고 싶어서다. 이렇게 세가지 이유 정도라면 운동의 목표달성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몇 년 전 집 가까운 곳 Sports Club에 조인을 했기에 가끔 요가도 하고 줌바도 하고 한다. 하지만 게으른 탓에 이래저래 핑곗거리를 만들며 한참동안 운동을 미루길 얼마였는지 모른다. 요즘 다시 열심으로 스포츠 클럽에 가서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요가는 일주일에 두 번 Treadmill에서 걷기 20분 뛰기 20분 다시 걷기 10분을 합하면 50분이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지 한달이 되어가며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트레일밀에서 15분 걷고 35분 뛰고 다시 10분을 걸으면 60분인 1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산을 오르는데 필요한 다리 운동을 30분 정도 한다. 집에서 아침 7시에 나가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아침 9시가 된다. 남편이 늦은 아침에 출근하는 이유로 아침 운동 시간이 내게 더욱 편안하고 여유로워 좋다. 그렇게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 운동을 다녀오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올 상반기 목표는 '마음 살과 몸살 빼기' 10파운드이다.

전에는 외형적인 이유로 살을 빼고 싶었었다. 옷을 예쁘게 입고 싶고 멋지게 입고 싶어서 살을 빼고자 마음을 먹었었다. 물론 마음대로 잘 되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이제는 살을 빼고자 하는 목적이 달라졌다. 산을 오를 때마다 10파운드만 살을 뺀다면 산을 오르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 같은 그런 마음으로 살을 빼고 싶은 것이다. 요즘은 여행을 가게 되면 눈으로 관광하는 여행에서 몸과 마음으로 직접 만나고 느끼는 여행을 선택한다. 이렇듯 직접 산을 오르고 걷는 여행을 말이다. 이번에도 7월 중의 여행(미 서부) 날짜가 잡혔다. 산을 오르는 일이기에 운동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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