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면 웃는 날도 온다
보스톤코리아  2012-12-03, 12:07:15 
사진을 시작하게 되면서 가장 많이 찍게 되는 피사체는 인물일 것이다.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것이 인물사진인데, 애들 노는 것 찍어주기도 만만치 않다. 촬영한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똑같은 포즈에 똑같은 구도의 사진을 보게 된다. 괜히 카메라가 나빠서 사진이 별로라고 치부하기 쉽다. 풍경 사진과는 달리 인물 사진의 경우에 촬영자와 피촬영자의 상호관계라는 제 3의 변수가 존재해서 다른 사진들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번 컬럼에선 인물사진 촬영에 있어 생각해야 할 점과 알아두면 좋은 팁에 대해 얘기해 보자.

모델이 자신 있어하는 각도를 찾아보자. 카메라의 앵글에 따라 얼굴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정 시간을 갖고 관찰을 하는 습관이 좋다. 막상 사진을 찍을라 치면, 가까운 친구의 모습도 새롭고, 어느 각도로 촬영하는 것이 좋을지 찾기가 어렵다.

모델의 얼굴 형태에 따라서 예쁘게 나오는 각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턱이 동글동글한 사람의 경우 하이 앵글로 찍어 주면 턱선이 살아 나게 되고, 이마가 긴 사람의 경우엔 로우 앵글로 찍어주면 이마가 짧게 나온다. 이런 일반적인 팁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손쉽게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은 모델이 생각하는 자신 있는 포즈로 우선 촬영해 보는 것이다. 대부분 잘나오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프리뷰를 해가면서 차분히 포즈와 각도를 잡아 나가면 되겠다. 좋은 각도를 찾고 싶다면 모델에게 직접 물어보자.

시선을 여백을 향하게 하자. 시선을 여백으로 향하게 하면, 사진에 있어서 방향성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사진은 자연스러우면서 편안함을 준다. 모델의 시선에 따라 사진에 방향성이 주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빛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든가, 눈의 각도를 달리하여 촬영하게 되면 사진의 느낌이 달라진다. 시선이 여백이 없는 곳으로 향하게 되면 긴장감을 주거나 도전적이거나 도발적인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모델의 다음 동작을 항상 생각하자. 정지한 포즈로 촬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딱딱한 느낌이 자주 들게 되니,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델의 순간을 잡아보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앵글과 구도를 생각하면서 파인더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 동작을 미뤄 짐작하여 즉각적으로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준비가 항상 필요하다.

배경이 아름다운 곳을 찾아라. 아름다운 배경 처리는 사진의 완성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가까운 동네든, 알려진 명소이든, 촬영 전에 미리 생각하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을 생각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할지 대충 감이 온다. 봄엔 흐트러지는 벚꽃, 여름엔 시원한 바닷가나 계곡, 가을엔 아름다운 단풍, 겨울엔 하얀 눈을 배경으로 해도 좋다. 그 계절만으로도 기본적인 컨셉이 잡히면서 멋진 배경이 연출되는 경우가 많다. 출사지가 잘 정리된 사이트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다. 배경과 인물을 어우러지게 촬영하기 시작하면, 인물만 찍는 사진보다 훨씬 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사진이 더욱 재미 있어 진다. 배경을 고려하여 촬영하되, 렌즈의 특성을 살려 촬영해보자.

낭만적인 이미지를 촬영하고 싶다면,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의 밝은날 오후3-5시 사이의 태양이 적절하다. 특히 역광촬영을 하면 사진 톤이 애틋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된다.
얼굴부분의 클로즈업 촬영시엔, 모든 계절에 걸쳐서 살짝 구름이 태양을 가린 때가 좋다. 만약 산란광이 부드럽게 적당한 광량으로 비추는 때가 있다면 그때가 최적의 순간이다. 별다른 보조광을 준비하지 않아도 얼굴 모든 부분이 고르게 명암 없이 선명히 찍힌다.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촬영하려면 반사판이나 데이라이트 싱크로(플래쉬사용) 기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기다림이다. 어떤 사진이건, 관찰하고, 생각하고 순간을 잡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한 사진작가인 앙리까르띠에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의 사진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은 기다림의 미학을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브레송은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적어도 한 장소에서 4시간 동안 촬영했다고 한다. 너무 조바심을 갖지 말고 차분히 기다려 보자. 그럼 어떤 순간이 보일 것이다. 그 순간을 자신만의 색깔을 발하는 이야기가 있는 사진으로 찍어보자. 사진이 안 나온다고 울지 말자, 기다리면 웃는 날도 온다.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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