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365회
보스톤코리아  2012-09-24, 12:37:38 
엊그제(9/16)는 '희망세상만들기'라는 주제로 열린 미주순회에 나선 법륜 스님과 김홍신 작가의 보스톤 방문 <희망컨서트> 강연이 하버드 사이언스 센터(Science Center)에서 있어 다녀왔다. 두 분의 진지하고 생명력 있는 삶의 얘기들을 들으며 많은 생각과 마주하게 하였다. 무엇보다도 꿈을 갖고 인생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헛꿈이 아닌 참 꿈의 희망이 되는 얘기들이 더욱 마음에 남았다. 그저 듣기 좋은 얘기가 아닌 이 시대의 지성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 자신의 삶에서 고민하고 인생에서 깊이 고뇌할 수 있는 소중한 얘기들로 엮어진 귀한 자리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방이 아니라 창조다" 라는 법륜스님의 말씀이 내게 깊이 오래 남아 흘렀다. 우리는 모방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것을 따라 하고 비교하면서 자신의 것을 창조할 에너지마저 기운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하고 생각해본다. 창조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을 배웠느냐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지금의 자신이 얼마만큼 자신의 색깔과 모양과 소리를 제대로 잘 내는가의 '자신의 실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 어느 분야에서나 모방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자신만의 독특함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아트를 좋아하고 전문으로 하는 경우는 더욱이 그렇다. 내 것만의 독특한 색깔을 찾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좋아하니 사진을 예로 들어보자. 다른 이가 선 곳에서 비슷한 각도로 담아진 비슷비슷한 그것 말고 나 자신만의 독특한 것을 찾아 만나고 표현하는 것이 창조의 예술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각도에서 비슷하게 담긴 그것은 남이 아닌 자신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지금 당장은 부족하더라도 자신만의 독특함을 찾아내어야 한다. 그 어떤 예술 작품을 만나도 창조의 빛이 아닌 모방의 빛에서는 가끔 견디기 어려운 지루함을 느낀다.

그 어느 예술 분야에서든 자신의 색깔과 모양과 소리를 담고 자신만의 독특함을 표현하면 좋을 일이다. 창조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방은 지루하지만 창조는 늘 새로운 까닭이다. 오래 만나도 지루하지 않을 그런 맑고 고운 깊은 영혼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예술의 창조자가 되면 좋겠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란 생각이다. 다른 사람의 것을 힐끗거리며 쳐다만 보지 말고 제대로 볼 줄 아는 마음의 눈을 키워 남을 따라하는 모방이 아닌 그것에서 나만의 독특한 것을 찾아내어 창조를 만드는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을 꾸려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창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인생도 창조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인생은 너무도 쓸쓸하고 허탈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모방의 뿌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삶의 크고 작은 시기 질투가 생기고 욕심과 허욕 그리고 비교가 싹트는 요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것을 찾는 것만이 자신을 위해서 제일 중요한 일이고 자신의 삶을 귀히 여길 수 있는 이유이다. 나 자신만의 꿋꿋한 삶이 시작된다면 내 인생관이 바로 설 수 있기에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남에게 탓을 하는 어리석은 인생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년생인 세 아이를 대학생으로 키우는 엄마로서 그 또래 젊은이들의 고민을 마음으로 들어보았다. 지금 자신의 삶에서 겪는 크고 작은 걱정과 보이지 않는 앞으로의 인생에 놓여 있는 염려들을 놓고 고민하는 젊은이들의 그 고민이 참으로 고마웠다. 그 시절을 거슬러 오르면 누구나 한 번쯤 했을법한 고민을 그 나이의 그 젊은이들이 함께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고민마저도 누구와 비교하는 모방의 고민이 아닌 나의 고민에서 창조를 얻을 수 있는 지혜의 고민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가을 하늘처럼 맑고 싱그러운 젊음은 언제 만나도 아름답지 않은가. 그 고민마저도 푸릇한.

"방황해도 괜찮아" 법륜스님의 청춘 멘토링의 책 한 권을 함께 갔던 언니에게서 선물로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장을 넘기며 머리말을 펼쳐보게 되었다. 읽어 내려가는 내내 청춘들에게 필요한 멘토링이 아닌 바로 지금 내게 필요한 얘기였다. 그래, 그 나이에 충분히 방황해도 괜찮아! 괜스레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만 콩닥거릴 뿐인데 말이다. 사실 그 부모도 그 시기를 지났기에 그 모습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잊은 것처럼 아니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이번 법륜스님과 김홍신 작가의 <희망컨서트>는 인생에서 진정한 창조의 삶을 안내해주는 귀한 시간이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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