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39회
보스톤코리아  2012-03-12, 12:27:55 
우리는 삶에서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라는 것의 차이를 생각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그 어떤 관계에서 나와 다르면 모두가 틀렸다는 식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 차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그 어느 관계에서든 자신에게나 상대에게나 불편함을 남길 뿐이다. 그 어떤 관계에서든 간에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있어야 서로가 편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서로 간에 성립되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틈이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그 어떤 일의 중요한 결정이 필요할 때 자신의 기분이나 성향에 치우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수를 하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자기와 타인을 잘 모를 때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남들도 자기와 같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이 오류이다.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어떻게 다른지 가늠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 사람의 언어 구조를 알아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대화의 유형에는 공격형, 소극적형, 자기표현형이 있다. 공격형(지배욕구)은 타인 배려를 잘 하지 않는다.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강한 척 함. 자기 자존심만 내세운다(관계 단절). 소극적형(애정욕구)은 기준이 타인이다. 타인의 인정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지나치게 배려함(스스로 고립형). 자기표현형(성취욕구)은 문제해결적 접근(말이라는 행동 통해 자신의 욕구가 드러난다)."

이렇듯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 구조를 가지고 살기에 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언어 구조를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자신 스스로 명확히 인정할 때만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기 혼자만의 갇힌 생각에서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삶에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주었던 일들은 부지기수이다. 상대방과 서로 다른 언어와 표현의 방법으로 작은 일에도 오해를 불러일으켜 일을 크게 만들었을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한참을 지나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리석었다는 생각과 함께 서툴렀던 표현 방법에 대해 깨닫게 된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자기표현을 잘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런 후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상대방에게 명확히 표현할 수 있을 때 자기표현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선 자신 스스로 자기 이해가 있을 때만이 자기표현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어느 곳의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자기표현과 공격은 다르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명확지 않으면 자기표현이 아닌 자신의 방어를 위한 공격이 되고 만다. 상대방에 대한 그 공격으로 당장은 마음이 풀릴지 모르겠으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신의 무모했던 행동에 대해 자책이 들기도 한다.

이 세상에 신이 아니고서야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이다. 삶에서 실수를 하되 그 실수를 자신 스스로가 인정했다면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명심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옛말에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고도 하지 않던가. 우리 인생에서 생각의 표현이 마음의 표현이 언어의 표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또 깨닫는다. 내게서 나간 생각 한 톨이 마음 한 점이 언어의 표현으로 어느 사람에게는 기쁨과 행복이 되기도 하고 또한 어떤 이에게는 아픔과 상처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몫도 있을 테지만, 이미 밖으로 표현한 나 자신의 책임을 먼저 물을 수 있어야 할 일이다.

세상에는 유별스럽게 좋아라 할 일도 심난스럽게 억울해 할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에서의 특별함이란 이렇듯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오늘 이 시간 내게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저 오해가 있다면 이해가 찾아올 때까지 마음에 침묵과 시간을 담고 고요히 기다릴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다저렇다 말을 시작하다 보면 그 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오해만 커지고 마음만 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그 어느 누구에게나 이롭지 않음을 깨달았다면 그저 묵묵히 기다리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때가 되면 흘러야할 것들은 흘러가야 하고 찾아들어야할 것들은 찾아드는 이치를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다.

때로는 자기표현이 서툴러서 인간관계가 어렵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표현이 지나쳐서 인간관계가 불편해지기도 한다. 그것은 생긴 모습만큼이나 서로 다른 사람들이 그만큼 나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유이다. 이런 많은 관계들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잘 표현하며 살아야 하는지 쉽지 않은 물음이다. 어느 장단에 어떻게 맞춰 춤을 춰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갈피를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문제는 언제나 다른 사람도 내 마음 같을 거라고 착각하는 그 마음에서부터의 시작이다. 자기 모양과 색깔과 소리를 내면서 살되 다른 사람의 소리도 가끔 듣고 모양과 색깔과 조화를 이루며 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오래 군림할 수 없기에.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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